직장 근처에 도서관이 있으면 자주 이용하는데 강남구나 송파구같은 잘사는 동네 치고 공공도서관이 참 열악합니다.
대다수 구립도서관이 동사무소 건물 한층에 세든 형태라 장서는 많아야 2~4만권 실상 고등학교 교내 문고만 못한 곳 천지입니다.

그나마 내부 공간이 없으니 정기간행물은 그냥 복도에 만들어 둡니다.



이게 한쪽 끝 좀 못되는 곳에서 다른 한 방향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교실 한칸 정도 크기군요.


도서관법 시행령의 지역 대상인구 대비 장서량이나 시설기준 같은 것은 절대 못지킵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도서관 건립 주무기관이 구청인 부분이 큽니다. 물론 강남구는 예산이 1조원이 넘는 상당히 규모가 크긴 합니다만 그만큼 강남의 땅값이 비싸 구청예산으로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도시계획 권한입니다. 경기도의 시청들은 자기네 시계의 도시계획 권한이 있습니다. 그러니 남는 땅이나 새로 생기는 지구계획에 도서관 부지를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산하 구청은 이 권한이 없고 시가지에 남는 땅도 적으니 결국 모자라는 예산으로 땅을 사기도 벅찹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서울의 도서관은 시청이 주체가 돼 건립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도시계획 권한도 있고 시 산하 토지도 충분하니까요. 아파트 재건축등에서 회수되는 공공용지등도 제법 됩니다.
혹자는 저런 작은 도서관이 책바다 같은 상호 대차가 되니 큰 문제인가 하는데 실제 이용 안 하는 사람의 망상입니다. 작은 도서관은 책바다 상호 대차를 할 인원도 부족하고 여기에 이 서비스 원래 5000원 넘는 이용료가 있습니다. 자치구가 일부 부담하는 경우가 있어 모르는 것이고 이제 지원 안 되는 지역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저렇게 작은 도서관은 거의가 생긴지 5~6년이 지나면 공간이 부족해 새 책이 거의 안 들어옵니다. 당연히 이용객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게 제대로 기능하는 도서관이라 생각할 수 없습니다.
P.S
참고로 강남구청이 제대로 지은 도서관이 딱 하나 있습니다. 도곡정보문화 도서관인데 13년에 개관 했는데 지금 장서 8만권이니 사실상 여기도 규모 부족으로 새책 들어오는 것이 멈춘 듯 합니다. 이거 짓는데 400억 들었다고 하더군요. 헌데 이렇게 도서관 적은 강남구에 지어놓고 도서관 4개층 중 공부방인 열람실이 2개층이나 차지하고 있으니 이것도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열람실 좌석수는 타 지역의 20만권급 도서관 좌석수와 동일합니다.)
덧글
도서관 정책담당자들이 작은 도서관은 무쓸모라는 걸 좀 이해를 해야 할텐데, "숫자"로 실적을 매기면 답이 안 나오는 부분이기도 해서 참 답답하네요.
그건 그렇고, 서울시는 서울시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도서관들이 따로 있습니다.
지역 도서관 정책을 기초자치단체가 책임지고, 광역 단위에서는 교육청 도서관만 존재하는 건 다른 광역자치단체에서도 공통됩니다.
물론 광역시의 경우는 산하 자치구들에 대해 도시계획권한을 가진다는 추가적인 장애물이 있긴 하군요.
기초단체 도서관 건립의 또 다른 문제는 법적으로 도서관 토지구입비와 건축비를 시가 지원할수 없는 부분도 겹칩니다. 이러니 구청이 지은 도서관이 동사무소1층도 감지 덕지인 상황이군요. 뭐 그나마 동사무소 개축시 함께 짓기는 하는데 그래도 예산 부족으로 인한 규모 제한이 너무 심하더군요.
서울과 서울외곽 경기도 시들의 도서관 장서가 이제 2~3배까지 나는 상황일 만큼 서울시의 도서관정책은 심각하긴 합니다.
경기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다른 지역에서라면 기초자치단체 하나에 "쓸만한 도서관"이 보통 한개나 두개 정도 있는 것이 보통이더군요.
서울은 국립도서관들의 접근성도 좋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도서관 정책에 인색하다는 느낌적인 느낌은 있네요.
말하신 자곡 도서관이 뭔지는 모르겠군요. 강남구 도서관 목록에는 안 보입니다.
https://www.yslibrary.or.kr/intro/index.do
용산구립도서관은 작은 도서관 투성이라 강남구보다 못하다 보입니다. 강남구는 그나마 2013년에 지은 도곡도서관이라도 있으니까요.
둘다 꽤 큼직한 편이죠.
문제는 이 둘이 교육청 산하라 구청도서관과는 상관없이 운영되는 곳이기도 하고 둘다 지은지 30년 넘어 가는 상황이라 시설 노후화와 장서공간 부족이 심한 부분입니다. 신간 도입이 장서량 대비로 많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