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inage.egloos.com

포토로그



대몽항쟁기 고려의 화물선 -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 by 천하귀남

코로나로 사방이 난리이긴 한데 이 타이밍에 노릴만한 전시관이나 박물관이 제법 있겠더군요. 그래서 태안 신진도에 위치한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 다녀왔습니다. 


위치가 좀 멀긴 합니다. 행담도 휴게소에서도 시간 날리고 해서 가는데 3시간 오는데는 서해안 고속도로가 막혀 4시간 걸리더군요.



왜 이런 구석진 곳에 이런 시설이 있는가 하면 이 자리는 과거 난행량 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물살이 세고 암초가 다발한 지역입니다. 연안을 보면서 항해하던 당대 배들이 이 지역을 통과하다가 일기 불순이나 암초로 밀려 난파 당하는 배가 부지기수인 곳입니다.

2000년 들어 서해 갯벌에서 이런 난바선이 제법 발견되고 특히 이 신진도 바로 옆의 마도쪽에서 고려선이 3척이나 발견됩니다. 이중 이 박물관에서 주 전시품이 된 마도 1호선은 대몽항쟁기 강화의 권력자들에게 보내는 물건이 가득한 화물선이라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발굴품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위치가 선정된 모양입니다.


고려시대 배이니 고려청자류는 당연히 나옵니다.



국보인 청자 상감모란문 표주박모양 주전자와 비슷한 주전자도 나왔는데 이 주전자의 받침그릇과 받침대가 셋트로 나왔습니다. 국내에서 셋트로 나온 첫 사례라고 하는군요.

하지만 정말 가치 있는 보물이라 할 물건은 이것입니다.





화물을 운반할때 이 화물이 누구에게 가는지를 표기하는 목간을 끈등으로 매어 두는데 이 마도1호선에서는 그런 목간류가 다양으로 나왔고 개중에는 고려사와 같은 역사책에 기록된 인물과 관직, 출발 일시 등이 기록되어 이 배가 언제 출항했는지 명확히 알 수 있게 하는 정보가 나왔습니다. 목간(木簡) 16점과 죽간(竹簡) 48점이 나왔다고 하는군요.

목간 중 대장군김순영댁상전출조일석·大將軍金純永宅上田出租壹石 이라는 내용이 있었고 이 김순영 이란 사람이 대장군 직위에 있던 기간과 다른 목간에서 나온 정묘 라는 간지를 통해 정확한 연대를 알게 되었다 합니다.

덕분에 이 배가 통상적인 조운선이 아니라 강화도의 귀족들에게 보내는 별공품만 싣고 올라가던 개별화물을 운반중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합니다.

또 여기서 나온 마도1호선의 잔해로 고려시대 선박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를 알게 되고 그것을 복원한 배도 있습니다.
단순 복원 정도가 아니라 이 만들어진 배를 실제로 목포에서 태안까지 항해 하면서 여러가지를 검증 했다고 하니 복원의 신뢰도는 그만큼 올라갑니다.

저 대나무로 만든 돚의 경우 무겁지 않나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실제 항해에서 충분한 추진력이 난다는 것을 확인 했다 하는군요.



선체 구조는 조선시대와 비교해 좀 더 특이한 부분이 외판을 통나무에 가까운 매우 굵은 목재를 썼다고 합니다. 튼튼하기는 하겠습니다. 하지만 좀 둔해 보이는 부분은 있습니다. 세장비라 하나? 가로와 세로의 비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상당히 뚱뚱한 모양이더군요. 



이 외에도 다양한 유물이 나왔습니다.
고려시대 숟가락입니다. 지금과는 많이 틀립니다.

장기알도 나왔더군요.


이렇게 많은 화물이 한방에 날아갔으니 당대 관계자 분께 위로를 전합니다. ^^;


요즘 코로나로 폐관, 재개관을 번갈아 하기도 해서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제경우 평일 휴가 이용해 갔더니 사람이 전무하더군요. 덕분에 매우 충실하게 잘 보고 왔습니다.


박물관 바로 옆으로 안흥항도 있고 그 뒷산에는 조선시대 수군진인 안흥진성도 있습니다. 시간 되면 이것도 보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은 약간 남습니다.

덧글

  • 홍차도둑 2020/11/03 18:19 #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콘 티키' 와 '프람' 박물관급이구만요...
  • 천하귀남 2020/11/04 11:19 #

    말하신 곳을 찾아보니 두 곳과 유사 하군요.
    다만 과거 난행량의 자리는 태종세종기에만 200척을 잡아먹을 만큼 악명 높던 자리라 앞으로도 추가발굴 여지가 높습니다.
    그래서 이 박물관을 거점으로 유물 탐사와 보존의 연구기지 이기도 하다는 군요. 실제로 박물관 옆에 인양한 선체의 보존처리를 위한 대형 시설이 신축중이었습니다.
  • 홍차도둑 2020/11/04 13:28 #

    더 찾아보심 알겠습니다만...
    노르웨이 군함 중 최강급인 이지스함 이름에 그 배와 관련된 세명의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노르웨이의 쫀심중 하나죠.
    일단 그 세명이 탐험가 관련에선 '용자급'으로 거론되는 레전드이시기도 하고...
  • 천하귀남 2020/11/04 14:10 #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잘 배웠습니다. ^^
  • 냥이 2020/11/04 00:02 #

    중국어선 사진보면 종종 통나무 만한 목제를 붙혀뒀더군요. 뚱뚱하다는거 보니 속도가 크게 중요한게 아니었나 봅니다. ( http://nambal.egloos.com/1805016 )
  • 천하귀남 2020/11/04 11:26 #

    연안 항해냐 대양 항해냐의 차이도 있다 합니다.
    자주 항구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한 연안항해위주에서는 좀 느려도 많은 짐을 싣게 뚱뚱해지는데
    아무것도 없는 대양을 통과하는 배는 보급등의 한계로 어느정도 속도를 내야 다음 항구에들어가니 속도가 필요한 형태이긴 했다는군요.
  • 홍차도둑 2020/11/04 13:30 #

    언급해주신 중국, 바이킹 외에도 고대 서양의 그리스-로마쪽에서도 비슷했답니다.
    속도보다는 뚱뚱해도 적재량 우선

    천하귀남 님 / 고대 로마의 곡물수송선 보면 연안항해라 보기 곤란한 뱃길도 있는데 완죤 당시 화물선은 지금의 탱커와 비슷한 정도였다는 기록들이 많더군요.
  • 천하귀남 2020/11/04 14:15 #

    지중해는 비스케이만이나 북해에 비하면 폭풍발생등이 적고 해당 시기 피하기도 쉬워 그런것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 홍차도둑 2020/11/04 15:10 #

    천하귀남 님 /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고대 로마의 지중해 교역선의 경우 폭풍 피해도 많았고 그에 따라 다른 항구로 피난한 기록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인게 성경에 기록된 사도 바울이 로마로 재판받으러 가는 길에 폭풍 만나서 크레타에 정박하는 기록도 있고 당시 그리스의 연극 들 중 배를 타고 가던(당시는 정기 여객선이 없어서 화물선에 얻어타던 때입니다) 가족이 폭풍을 만나 뿔뿔이 흩어진 뒤 주인공이 개고생하다가 다시 가족이 만나던가 친척이 구해줘서 해피앤딩해피앤딩으로 끝나는 희곡들도 많죠. 거기다 '쿠오바디스'의 등장인물 중 한명인 페트로니우스가 지은 '사티리콘'에 나오는 '트리말키온'의 이야기에 보면 배를 몇차례나 띄웠다가 다 박살나고 어쩌다 하나 성공해서 대박치는 이야기가 등장하는 등, 상당히 위험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해적질도 기본이었던 때도 있었고...(트리말키온 이야기에선 해적 이야기는 안나와요...페트로니우스는 폼페이우스 마그누스 이후의 사람인지라...이땐 지중해의 해적질이 거의 없던 때라서...)...그래도 뚱뚱한 배를 고집해야 하는게 수송량이 비교가 안되고 당시 대형 갤리선은 항속거리가 무척이나 짧아서 무역으로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 전투함들을 무역에 쓸 수 없었던 이유는 노를 사용해서 '속도를 올렸'지만 그 지속시간은 오래되지 않았고, 배 자체가 '노를 젓는 사람들'을 중시해서 내부 구조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짐을 싣기가 어렵다. 는 점입니다. 노잡이들이 속도를 올리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 사람들이 먹는 먹거리들을 싣고 다닐걸 생각하면 전투함들은 항속거리가 엄청나게 짧았죠. 이런 부분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당시 해상전투의 한계점에서 최대한 발전시킨 전투함들은 무역용으로 쓰기가 상당히 곤란한 난점들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화물선은 다른 분야인거죠(그건 현대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카이사르가 브리타니아 침공때 북해의 풍랑에 개고생한거야 유명하지만 애초에 그것과 다르게 바다는 위험해서요. 수송선과 전투함은 북해건 지중해건 동일 개념에서 출발한 부분입니다.

    당시 로마의 유물들 중 입항하는 배들이 바다의 신에게 감사하는 제사를 올리는 디자인의 유물들이 많았고, 출발 직전에 선장뿐 아니라 배에 타는 사람들이 '전날 무슨 꿈 꿨니?' '너 전날 이런이런일 했니?' 해서 터부에 걸리면 출항을 연기시키는 등의 기록들도 많아요...
    풍랑에 대한 위험비율을 놓고 지중해와 북해의 단순비교는 어렵다 봅니다.
  • 천하귀남 2020/11/04 16:10 #

    뭐 로마초기 카르타고와 전쟁할때 폭풍에 함대를 날려먹었다 해서 당대 기술의 한계인가 했는데 지중해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은가 보군요. ^^
    로이드 보험조합의 사고 많은 바다에 비스케이만도 있지만 동지중해와 흑해가 더 높은 확률로 있던데 역시나 바다는 만만하지 않나 합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구글 애널리틱스

통계 위젯 (화이트)

267523
3474
6324681

2019 대표이글루_IT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410

당부드리는 말

블로그 사진을 포함한 전체가 아닌 일부의 내용은 얼마든지 사용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생각이 있다면 욕설과 과도한 비아냥은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정도가 심하거나 비로그인의 글은 임의 삭제 가능함을 알려드립니다.

A타입 클린 캠페인 위젯

방문자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