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군담류 라는 대중소설이 에도막부 시절에 유행했습니다. 무협소설 비슷한 것인데 대중상대의 인쇄판매하는 소설이라 후기에는 삽화가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일본 에도 시대는 쇄국이 기본이고 당연히 외국의 정보는 제대로 몰랐습니다. 일반인 수준의 일본 삽화가가 제대로 참조할만한 정보는 별로 없었지요.
아래 그림의 경우 그 군담류중 임진왜란의 주범인 히대요시의 일대기를 다룬 에혼다이코기의 삽화입니다. 일단 발간 연대가 1801년인가 하는데 임진왜란에서 한참 떨어진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거북선 그림이라 합니다.


그림에 좌상단에서 우하단으로 쭉 이어진 배들이 바로 거북선이라 하지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거북선과 매우 다르게 생겼습니다.
당연하게 작가적 상상력으로 그려진 그림입니다.
뭐 이 에혼 다이코기 6권 발문에 작가가 조선의 그림자료를 얻으려 해도 제대로 된것이 없다했고 나중에 겨우 조선의 풍속화를 얻어 7권부터 이를 보정하겠다는 내용을 써놨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풍속화로 얻을 정보는 복식 정도이니 나머지야 상상이지요.
더군다나 이런 그림을 비롯 당대 그림은 사실적인 묘사보다 전통적으로 이렇게 그린다는 요소도 엄청나게 많고 치열한 출판 경쟁으로 과거 다른책의 그림을 베끼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리고 이중에 중국에서 건너온 삼국지 그림도 많지요.
그러니 이런 그림만 보고 과거에 이러한 요소가 있지 않았나 하는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림이나 문헌은 수많은 전문 학자들이 많이 연구해 자료가 쌓여있습니다. 수많은 자료를 서로 비교해보고 걸러내는 요소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러니 언급할때 주의가 필요하다 봅니다.

국내에서는 이글루스에도 블로그를 만들고 계신 김시덕 선생님의 그림이된 임진왜란이라는 책이 나와있습니다. 여기서도 군담류의 사료적 가치는 없고 이것을 사료인것 처럼 인식하는 것의 위험함에 대해 말하시더군요.
P.S
국립 중앙도서관에 진열되 있는 통신사 행렬도인데 이것도 보니 복식이나 이런것이 요상합니다. 전통적인 사모가 아닌 일본의 시쓰샤칸과 유사하군요. 더군다나 나이로 봐서 50대가 넘은 분을 그렸는데 수염이 없는 부분도 묘합니다. 제대로 보고 그린것인지도 의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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